목회자칼럼
넘어진 곳에서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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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진 곳에서 다시 Starting over where I Fell

2023/07/23

오   윤   희

 

요한 마가는 예루살렘 교회의 신실한 성도 가정의 자녀였습니다. 그는 젊을 때에 사촌형 바나바에게 픽업되어 바울과 바나바의 1차 전도여행에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첫번째 사역장소였던 구브로 섬에서 마술사 엘루마의 강력하고도 무서운 저항을 겪으면서 몸과 마음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 사역지로 이동하자마자 고향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버렸습니다.

 

나중에 2차 전도여행을 준비하던 바울과 바나바 사이에 다툼이 생겼는데, 1차때 마가의 무책임한 행동때문이었습니다. 무책임한 마가를 데려갈 수 없다는 바울과 그래도 데려가자는 바나바의 생각이 서로 달랐었던 것이지요. 결국, 바울은 실라와 함께 내륙지역으로 떠나고 바나바는 마가를 데리고 구브로 섬으로 떠나게 됩니다. 구브로는 마가가 실패했던 장소였습니다. 마가는 기억하기 싫은 그 곳 자기가 넘어진 그 곳에서 수 많은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10년 뒤에 바울은 로마에서 가택연금되어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때 에베소서, 골로새서, 빌립보서, 빌레몬서를 지술하게 되지요. 그런데, 10년 뒤의 마가는 무책임한 실패자가 아니라 신실한 일군으로 세워져 있었습니다. 바울의 동역자로서 바울과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5년 뒤, 순교 직전에 저술한 디모데후서에서 바울은 디모데에게 마가를 데리고 올 것을 부탁합니다. 마가는 신실한 복음사역자로서 바울의 생의 마지막까지 함께 했던 것입니다.

 

바울과 결별한 바나바와 함께 끔찍한 실패의 장소 구브로에 갔었던 마가는 그 이후 약 5년 뒤에 마가복음을 저술하는데, 자신의 부끄러웠던 또 다른 과거사를 마가복음에서 소개합니다. 예수님이 잡히는 현장에서, 자기도 잡히게 되니까, 무서운 마음에 겉옷을 벗어리고 도망갔다고 마가는 자신의 실패 이야기를 덤덤하게 남겨 놓았습니다.

 

마가는 기억하기 싫은 부끄러움의 장소 구브로에서 자신의 무책임과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선 것입니다. 자신이 더 어렸을 때에 행했던 부끄러운 실수도 마가복음에서 드러내면서, 그 곳에서도 다시 일어섰음을 암시해 줍니다. 우리도 자주 넘어입니다. 자주 실수합니다. 자주 실패합니다. 그래서, 남 보기에 부끄러운 일을 많이 겪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넘어진 바로 그 자리에서 우리의 실패를 정직하게 인정하고 다시금 일어 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마가를 일으켜 세우신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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