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청을 발라
2023/08/20
오 윤 희
홍수 후에 인간은 바벨탑을 쌓았습니다. 인간이 바벨탑을 쌓은 의도는 명백합니다. 인간이 하나님의 말씀에 정면 도전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은 홍수 이전에도 인간들이 흩어져서 온 땅을 채울 것을 말씀하셨고 홍수 이후에도 인간들이 흩어져서 온 땅을 채울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흩어지기를 거부하던 인간들은 시날 땅에 모여서 탑을 쌓았던 것입니다. 탑을 하늘에 닿게끔 최대한 높이 쌓아서 하늘의 하나님과 대등하게 살아보자는 것이 그들의 의도였습니다. 결국, 하나님은 언어를 혼잡하게 만드셨고 서로 소통이 되지 않게 된 인간은 바벨 프로젝트를 그만 두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바벨탑을 쌓을 때, 인간은 돌 대신에 벽돌을 제작하였고 진흙 대신에 역청으로 벽돌의 틈새를 메웠다고 설명합니다. 인간의 문명이 진보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창세기 기록을 볼 때, 역청은 어떤 구조물을 만들 때, 낯선 재료가 아닙니다. 네, 맞습니다. 역청은 노아가 방주를 만들 때, 방수제로 사용하였던 재료였습니다. 그런데, 이 역청의 사용은 노아의 아이디어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이 노아에게 지시했던 방법이었습니다. 홍수 전 인간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서 역청을 사용하였습니다. 그 결과,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얻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홍수 후 인간은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기 위해서 똑같은 역청을 사용했습니다. 그 결과, 하나님의 심판을 직접 맞게 됩니다.
똑같은 역청을 누군가는 원래 목적대로 은혜를 얻고자 사용하고, 또 똑같은 역청을 누군가는 원래 목적을 무시하고 은혜를 거부하고자 사용하는 것을 봅니다. 현대사회에 살아가는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수많은 수단들과 수많은 재료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이는 같은 재료로 하나님의 은혜를 드러는데 사용할 것이고, 또 어떤 이는 같은 재료로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는데 사용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이용할 수 있는 수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이제 이것들을 어떻게 사용하실 건가요?